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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하고 잘렸다.
제가 잘린지는 한달 좀 됬는데, 제가 너무 억울해서 꽁꽁 앓다가 한번 글 써봐요. 빕스에서 11개월정도로 일하다가 리모델링때문에 잠시 시급 12000원인곳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제가 짧게 쓰려다가 좀 싸가지 없는 느낌이 되는데 그부분은 미리 사과드립니다.

초밥집 알바였는데, 내가 뭐 조용조용한 레스토랑에서 서빙 좀 11개월정도 하다가 화이팅 넘치는곳에서 해보는건 처음이라 솔직히 적응 못한게 큰거같긴해. 그래도 손님 오면 어서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나름대로 힘차게 인사하기도 했고, 손님이 다 드시고 간 테이블 뒷정리는 쓸데없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빠르고 깔끔했단 말이지.

근데 2주차부터 처음보는 서빙알바생이 새로왔어. 오늘이 처음이라는데, 사장님이랑 사장님 어머니랑도 굉장히 친해보였거든. 사케잔도 3,4개 떨어뜨려 깨뜨리고 치우는것도 느리고, 근데 화이팅은 넘치며 주방사람들이랑 잘 어울리는 성격이였어.
이상하게도 사장님은 그형에게 자꾸 일을 시키더라고. 난 아직 쓰레기버리는곳이나 하이볼 만드는 법 등등 배우지 않은게 많았어. 사장님께선 일하는 중이니까 일단 서빙부터 하고 천천히 배우라하셨지. 매번 일이 끝나고 물어볼땐 다음에 배우라하셨어. 아무튼 난 사장님께서 2주차땐 달라보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인사도 열심히, 응대도 먼저 나가서 하고, 마감일도 시키지 않아도 미리 해놓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렸어. 마감 먼저 끝내고 주방일을 돕거나 했지.

3주차때부턴 주방사람들도 나를 인정해주기 시작했어. 만들던 초밥을 일하던 내게 먹여주고, 같이 끝나고 맥주한잔 하잔 말을 듣기도 했어. 내가 감기때문에 약을 챙겨먹고 있어서 거절했지만. 아무튼 잘릴만한 건덕지같아보이는 일이 하나 발생했었는데, 내가 한번도 배워본적이 없는 하이볼 주문이 들어왔을때야.
그리고 동시에 4테이블이 빠져나가고, 대기중인 손님도 많은상태여서 빠르게 테이블을 치웠어야해. 배달주문도 밀려들어온 상태라 주방에선 분주한 분위기였어.
난 그때 든 생각이 '난 하이볼을 만들 줄 모르지만 저 형은 알고 저형은 치우는게 느리니까 내가 빠른시간에 치우고서 손님 받아야겠다.' 그래서 형에게
"제가 치우는게 더 빠르고 형은 하이볼을 만들 줄 아니까 이번만 일을 바꿔요 형. 하이볼을 제가 아직 배우질 않았는데, 주방에서 가르쳐줄 상황이 아직 아닌거같아요. 홀을 비울 순 없으니까 형이 이번만 만들어주세요."
라고 했단말이지. 그형이 하이볼 만들고 나왔을땐 테이블 다 치우고 3팀 주문 내가 받은 상태였어. 뭐 그정도로 내가 좀 빠르다고..
아무튼 그때가 4월이 막 된 시기라 새로운 메뉴들을 내놓는 시기였어서, 일이 다 끝나고 다같이 새 메뉴를 만들고, 음식사진 찍어서 메뉴판 바꾸고 식사하기로 했단말이야. 그 같이 알바하는 사람도 먹기로 했대. 그래서 난 나도 같이 먹는줄 알았어. 그래서 아 나도 드디어 인정을 받았구나 싶었지.

메뉴사진을 찍어줄 사진작가분이 오셨는데, 여기서부터 좀 쎄하더라.
나랑 나이가 또래야. 근데 그 사진작가랑 평일알바생이랑 같이왔어. 게다가 그 2명이랑 이번에 알바한지 2주차인 형이랑 엄청 친하네? 이미 다 알고있는 사이였던거야. 사장이랑 사진작가랑 평일 알바생,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있는 점장 어머니까지.
머릿속으로 '다들 가족이신가?' 싶어서 마감치고있는데, 사장이 와선 "오늘 수고했어 다음주에 보자" 하시는거야. 어라? 저형말로는 밥 다같이 먹는댔는데? 응 내건 아니였던거지. 주방사람들도 이미 맥주먹겠다고 따로 빠지고
사진작가,그 형 , 평일알바, 사장님, 사장님 어머니 이렇게 5명이서 밥을 먹는거래. 아~ 가족 비슷한거겠거니 하고서 그냥 집에서 치킨이나 뜯어먹어야지 하고 나왔어.

근데 건물을 나가던 나를 사장이 뒤에서 잡더라고.
"너 오늘까지만 해라. 내가 300번을 고민했는데, 넌 여기랑 안맞는거같아. 너가 가르쳐주면 배우고 하는애인건 맞는데, 당장 내가 담주부터 배달을 해야하거든? 근데 너 혼자서 홀을 맡겨야하는데 당장 너가 그럴능력이 없어. 너가 테이블 잘치우고 손님응대 열심히 하는건 아는데,그건 서빙알바의 기본이야. 넌 12000원의 가치가 있는 알바생은 아닌거같다. 그 형한테 하이볼 맡기는거부터가 그래. 넌 그형이랑 같은 12000원 받을정도로 일을 하고있지않아. 알바생이란 자기가 해야할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게 알바생이야. 너는 내가 생각하는 알바생이란 개념에서 너무 멀어. 난 완벽한 알바생이 필요해."
라는거야 아니 무슨일이든 그형 일 시키면서 배울 건덕지가 난 없었고. 그게 문제였으면 내가 가르쳐달라할때마다 집에 보내거나 서빙 일 보라는데 이게 뭐 이제와서 나한테 이러지? 싶은거야. 근데 12000원 시급이 흔치않은건 사실이니까
"사장님 제가 사장님 눈에 그렇게 보일만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도 바뀔 수 있는 사람인건 사실이고 바뀐다는걸 오늘도 느끼셨다면서요. 배우지 않아서 하질 못한거니, 제가 무언가를 배워야한다면 무급으로 평일에도 나와서 배울 생각이 있어요 . 제가 그만큼 간절해요."라고 했지
근데 사장님이
"난 2주차부터 300번씩 고민했어,바꿀마음 없어. 다음에 손님으로 오면 서비스는 챙겨줄게."라 하셨어

그당시엔 그냥 슬픈마음이 크기도 했고 잘린지는 한참 지나서 별 상관없지만, 다시 곱씹어보니 사장님의 멘트도 너무 화나고 무엇보다 3주 쓰다 자르는거 이거 어디 걸리지 않나 싶어서. 그리고 가족기업인가? 싶던것도 좀 화가 나는 포인트라.. 말이 300번 고민했다지. 그냥 자기 지인 데리고서 주말알바에 꽂으려한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막말로 손님앞에서, 홀 가운데서 핸드폰하고 음료수 꺼내먹는 사장 어머님이나, 마스크 없이 큰소리로 떠드는 주방사람이나, 포장용기를 하나도 안꺼내놓고 주문들어오면 손님 옆에서 뒤적이는 사장, 세팅하다가 떨어진 밑반찬 주워먹는 그 알바 형. 솔직히 내가 빕스에서 11개월 일하다 왔잖아. 그러다가 개인 사업장 오니까 메뉴얼이라는게 없더라고. 당장 엉덩이 긁던 손으로 초밥만들던 주방장이 제일 혐오긴 했는데, 내가 일 못하니까 잘렸겠지 라고 생각했거든 처음엔. 근데 곱씹고보니 그냥 다 별로네 시급 12000원 빼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은 미술강사 알바하면서, 영화관 알바도 찾고있는데, 혹시 영화관알바 서류면접 합격하는 팁 있나요? 그것도 나중에 따로 글 쓰려하는데, 차라리 그것도 여기다가 물어보려구요.
오징어남자
1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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